기독신앙을 가지고 살아가면서 가장 큰 고민 중에 하나는 어떻게 하면 이 귀한 언약의 신앙을 미래의 자녀들에게 유업으로 남겨줄 것인가 입니다. 세금을 줄이면서 자녀들에게 자산을 남기는 방법은 잘 알고 있는데 정작 중요한 정신적 유산이 될 수 있는 신앙전수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이민생활은 부모세대와 자녀세대가 익숙한 언어와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더욱 어렵습니다.
기독 신앙생활은 성경을 읽지 않고는 불가능합니다. 종교개혁을 통해 교회를 회복하고자 했던 개혁자들은 다섯 솔라(Five Solas)를 지향했습니다. 오직 성경(Sola Scriptura), 오직 그리스도(Solus Christus), 오직 은혜(Sola Gratia), 오직 믿음(Sola Fide), 오직 하나님께 영광(Soli Deo Gloria) 정신 입니다. 성경말씀을 모든 성도가 직접 읽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 종교개혁자들의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성경을 읽을 때 우리의 기독신앙이 돈독해집니다. 우리의 순수이성으로는 성경을 읽고 이해하는 것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꼭 성령의 조명하심을 기대하며 성경을 읽을 때 믿음이 성장하게 됩니다.
미래세대에게 성경을 읽게 하는 것이 신앙 전수의 첫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 살고 있는 젊은 세대들도 한글 성경읽기를 무척 어려워합니다. 조사에 의하면 많은 교회가 사용하고 있는 개혁개정본 성경으로 읽을 때에는 중간에 읽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는데 쉬운 성경을 사용하면 2주 안에도 성경을 일독한다고 합니다.
각 성경 본들은 각각의 특성이 있습니다. 개혁개정본 성경은 잘 다듬어진 한문과 한글이 섞여서 완성도가 높은 성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쩌면 개혁개정본이 널리 사용되는 것이 한국인의 역사적 정서상 맞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미래세대가 개혁개정본 성경을 어려워한다는 겁니다. 한 신학자는 교회에서 두 가지 성경본을 사용할 것을 제안합니다. 개혁개정본이 주는 장점도 살리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쉬운 성경도 사용하자는 겁니다. 저도 이 의견에 동조하는 편입니다.
최근 표준새번역본 성경이 원어의 뜻에 충실하면서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성경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통독을 할 때 새번역본은 정말 좋습니다. 이해도 쉽고 읽는 속도도 빨라집니다. 성경을 통독하는데 큰 부담이 없습니다. 반면 새번역 성경으로 암송을 하려고 하니 조금 불편함이 느껴집니다. 접미사가 많고 서술적이어서 암송하기가 도리어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성경통독은 새번역본으로 하고 성경암송은 개혁개정본으로 하면 어떨까요? 제 경험으로는 너무 좋습니다. 한글을 쓰는 미래세대가 개혁개정본을 전부 읽기는 쉽지 않아도 요절말씀만이라도 암송할 수 있다면 세대간 신앙의 공감대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렇다면 영어를 쓰는 이민교회의 미래세대에게는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까요? 먼저 성경의 각 이름을 영어로 정확히 읽는 법과 주요 성경인물과 지명을 부모세대가 배우면 좋겠습니다. 자녀들과 성경을 통독하고 그 내용을 같이 이야기함으로써 우리의 신앙을 조금씩 나눌 수 있습니다. 언어의 불편함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그 내용과 교훈에 집중해 보는 겁니다. -CSJ-